대통령 선거 소감

2012. 12. 19

결국 대한민국의 18대 대통령은 박근혜가 됐다.

사실 난 지난 4월 총선 이후 자포자기 상태였는데, 야권 단일화 이후 박근혜의 밑천이 슬슬 드러나는 걸 보고 뒤늦게 희망을 품긴 품었더랬다. TV 토론에서 박근혜가 어떤 사람인지 봤으니 ‘공주님’에 대해 막연히 환상을 품었던 사람들이 적잖이 돌아섰으려니 생각했는데, 내 생각이 짧았나 보다.

그렇다고 크게 낙담한 건 아니다. 한심한 결과가 서글프긴 하지만, 실망할 건 이미 지난 총선 때 다 했다.

내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은 게 현실인데 어떡하겠나.

민주주의 유린을 반성하지 않는 독재자의 딸이라도, 평생을 특권 속에서 살며 스스로 이룬 건 아무것도 없는 늙은 공주님이라도, 닭이라는 별명을 붙을 정도로 지적 능력이 의심을 받는 사람이라도 ‘그분’의 딸이니까, 보수 정당의 후보니까 상관없다는 사람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안타깝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분하고 답답하지만 인정하자. 이게 대한민국이고, 이런 게 민주주의니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복지 확대와 경제 민주화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보수 정당이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거다. 물론 눈속임이나 생색내기일 공산이 크지만, 그래도 보수 정당을 조금이라도 왼쪽으로 끌고 왔다는 것만은 이번 선거의 수확이라고 생각하자. 바라건대, 국민들이 꾸준히 정부를 압박해서 조금이나마 더 나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근데 말이지. 부패한 보수 정권을 ‘그냥 거기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내 모습이 서글픈 건 어쩔 수 없네. 결국 나의 30대는 내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대통령 둘과 함께 가는구나.

댓글이 1개 있습니다.

  1. 2017. 3. 25 23:18박근혜라는 교훈 | 다락방 통신 says:

    […] 18대 대선 과정에서 가장 큰 잘못은 민주국가의 대통령 후보 박근혜에게 독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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