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통신 #2: 고군분투

2013. 5. 17

작년 12월에 태어난 딸의 아토피가 발병한 지 이제 2달이 넘었다.

온갖 방법을 다 써봤지만 증상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얼굴에만 있던 발진이 온몸으로 번졌고, 특히 다리와 몸통이 심해졌다. 종아리는 딱딱하게 각질화되었고, 아이가 틈만 나면 긁는 바람에 여기저기 상처투성이다.

얼굴은 더 나빠진 건 아닌데, 처음부터 워낙 심해서 더 나빠질 게 없는 거라고 봐야 할 거 같다. 얼굴 주변은 확실히 나빠졌다. 지루성 피부염 때문에 듬성듬성 머리카락이 빠진 머리도 여전하다. 지루성 피부염은 대부분 돌 전에 자연치유된다니까 크게 걱정하진 않는데, 그래도 보기 좋지 않으니까 속상하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진물이 많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감염은 없다는 거다. 화농성 피부염까지 걸리면 헬게이트가 열린다고 하는데, 약용 로션 덕분인지 운이 좋았는지 아직까진 괜찮다.

그런데 정말 힘든 건 밤마다 아이가 너무 괴로워하는 거다. 밤이면 간지럼 유발 물질의 분비가 늘기 때문에 더 간지러워하고 잠도 깊게 못 잔다. 대략 1시간에서 2시간마다 잠을 깨서 젖을 찾는데, 젖을 물린다고 바로 자는 것도 아니다. 달랠 수도 없을 정도로 심하게 보채고 우는데, 아내나 나나 패닉 상태가 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육체적,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어하는 아내의 우울증도 걱정이 많이 된다.

아토피 발병 초기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썼다가 더 악화되는 걸 보고 양약 사용을 꺼렸는데, 이 정도면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는 게 옳은 거 같다. 의사가 처방하는 약은 치료제가 아니라 부작용 위험이 있는 진통제에 가까운 것이지만, 그래도 일단은 아이의 괴로움을 덜어주는 게 먼저인 거 같다. 오늘 밤까지도 괴로워한다면 항히스타민제를 써볼 생각이다.

지금 우리 집에서 하고 있는 요법은 유산균 복용, 녹차 목욕, 한약, 엄마의 식이조절, 풍욕 정도인데, 일단 유산균 복용은 설사가 그치지 않아서 중지했다. 녹차 목욕은 감염 예방에 좋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효과는 아직 모르겠다. 효과가 없으면 생지황 달인 물 목욕을 해보려고 준비 중이다. 한약은 몸에 혈을 보충해주는 체질개선제에 가까운 건데 언제 효과가 날지 요원하다. 오히려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나 걱정스럽기도 하다. 식이조절은 단백질과 기타 알레르기 유발 음식을 피하는 정도인데 엄마가 뭘 먹느냐는 아토피와 상관없다는 주장도 있어서 혼란스럽다. 풍욕은 효과를 봤다는 사람이 많긴 한데 아이가 워낙 싫어해서 힘들다. 조금씩 시간을 늘려가는 중이다.

처음 생각에는 부작용 많은 양약은 피하고 자연치유법 위주로 대처하려고 했는데, 아이와 아이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당장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대증 요법을 무작정 거부하기만 하는 건 아이를 고문하는 거나 다름없다는 게 지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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