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통신 #3: 아토피 클리닉 방문기

2013. 5. 20

모 대학병원에서 운영하는 아토피 클리닉에 다녀왔다. 4월 중순에 예약하고 5월 하순에 접어드는 오늘 겨우 의사를 만났을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인데, 심지어 진료가 밀려서 대기실에서 2시간이나 기다려야 했다.

획기적인 치료법이 있을 거라는 기대는 없었지만, 일단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아내가 덜 불안해할 것 같아서 선택한 병원행이었다. 결론적으로 내 예상이 맞았고, 아내는 약간 실망하긴 했지만 어쨌든 궁금증이 풀려서 속은 시원한 모양이다.

이 클리닉의 치료법은 크게 ‘목욕’, ‘연고’, ‘자외선 요법’ 세 가지가 있다.

우선 목욕의 경우, 매일 10분씩 탕욕을 해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사흘에 한 번은 약산성 비누를 사용해서 포도상구균의 번식을 막으라고 한다. 쌀겨 씻은 물이나 쌀뜨물을 섞어서 목욕하면 목욕 후 피부가 건조화되는 걸 막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물은 반드시 얼굴 바로 아래까지 잠기도록 하고, 탕에서 나오면 물기를 닦자마자 보습제를 바르라고.

연고는 얼굴에는 니조랄과 바셀린을 섞은 연고를, 몸에는 스테로이드제와 바셀린을 섞은 연고를 처방해줬다. 결국은 스테로이드다… 환부가 작은 사람이라면 괜찮겠지만, 우리 딸처럼 온몸에 발진이 생긴 아이는 온몸에 연고를 도포해야 하는데 엄두가 안 난다.

(병원에서 한 가지 이상한 걸 발견했는데, 아토피 클리닉 앞 대기실에는 낯빛이 어두운 아이들이 유독 많았다. 햇볕에 탄 게 아니라, 색소가 부분부분 뭉친 것처럼 얼룩덜룩한 검은색이었다. 혹시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아닐까?)

자외선 요법의 경우, 스테로이드제를 온몸에 바른 뒤, 자외선을 몸 앞뒤로 약 40초쯤 쬐는 치료법이다. 이 치료로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도 있던데, 솔직히 스테로이드의 효과인지 광선 효과인지 알게 뭐냐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바른 연고는 처방받은 스테로이드+바셀린 연고보다 스테로이드 비율이 높은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유명한 아토피 클리닉에도 특별한 치료법은 없었다. 약은 스테로이드와 니조랄, 바셀린이 전부였고, 자외선 요법은 피부 소독과 환자의 내원을 유도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닐까 싶었다.

실망스럽긴 했지만, 아토피 환자를 위한 목욕법을 제대로 배운 건 좋았다. 우리가 모르는 비법 같은 건 없다는 걸 확인한 것도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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