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태어났다

2012. 12. 6

딸이 태어나고 벌써 사흘이 지났다.

아내의 배가 아무리 불러와도 그 안에 생명이 있다는 게 좀처럼 믿기지 않았는데, 세상에 나온 아이를 품에 안는 순간 가슴과 두 팔에 느껴지는 어마어마한 생명의 무게에 이제 두 아이의 아빠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첫 아이를 낳았을 때는 그저 기쁘고 설레기만 했고, 이런저런 각오와 계획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아무것도 몰랐지만 다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8년이 지난 지금 다시 갓난아기를 안는 순간에는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 기쁜 마음이야 한량없지만 어떻게 키우겠다는 생각은 전혀 떠오르지 않았고 그저 아낌없이 사랑만 주고 싶다는 생각만 났다.

그리고 약간 서글퍼졌고 전에 없이 겁도 났다.
내가 과연 이 아이를 잘 지켜줄 수 있을까. 갓 태어나 예쁘고 사랑스럽고 연약한 아이를 괴물 같은 세상 속에서 무사히 보살필 수 있을까.

너무나 소중한 보물이 생기면 누구나 겁쟁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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