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

2013. 10. 22

얼마 전 동료 번역가 한 분께 큰 실수를 했다.
다시 떠올리기만 해도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실수다.

처음으로 직접 책을 제작하면서 내 일, 내 생각에만 푹 빠진 나머지, 이 책에 기여한 다른 작업자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의 번역에 참여한 번역가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수차례 멍청한 판단을 내렸고, 결국 그분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말았다. 악의는 없었지만 누가 봐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내 잘못이다. 그것도 엄청 한심한.

그런 멍청한 판단을 내리기까지 나 나름의 논리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그 논리에는 사람의 감정과 의사소통이라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누락되어 있었다.

출판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아니,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일의 계획을 세울 떄부터 사람을,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감정과 이익을 가장 먼저 고려했어야 했다. 아무리 초보 출판인이라도 그 정도는 생각했어야 했다. 이런 실수는 일생에 한 번도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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